시리즈: 이탈리아-가족의 밀도 번외
이 글은 시댁에서 보낸 주말 아침, 침대와 잠옷을 정리하는 작은 루틴을 통해 내가 처음 마주한 문화 차이를 기록한 이야기다.
그때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것이 집과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걸 배워가게 된 과정도 담았다.

결혼 전, 남편 부모님 댁에 주말을 보내러 갔던 날 아침이었다.
남편의 여동생이 시부모님께서 일찍 사오신 꼬르네또와 따뜻한 모카 커피를 건넸다. 평범한 하루처럼 보였지만, 나는 곧 작은 문화 차이를 발견했다. 바로 잠옷과 침대 정리였다.
처음 몇 번은 솔직히 신경 쓰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쓰는 방이지만, 나는 손님이라는 생각에 침대도 대충 정리하고 잠옷도 그냥 두고 외출했다.
그런데 시댁으로 돌아오니, 방은 늘 놀라울 만큼 깔끔했다.
침대는 반듯했고, 잠옷조차 가지런히 개어 한쪽에 놓여 있었다.
나는 남편에게 물었다.
“혹시 나도 도와야 하는 거 아냐?”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그리고 다시 물었다.
“당신 동생과 어머니는 매일 아침 저렇게 바쁘게 움직이시는 거야?”
남편은 담담하게 답했다.
“응, 항상 그래왔어.”
처음에는 낯설고 조금 불편했지만, 금세 깨달았다.
아침에 침대를 정리하는 것은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라 하루를 여는 루틴이라는 것.
손님으로 와도, 함께 집을 쓰는 사람을 배려하는 예의라는 것도.
더 놀라운 건 우리 시누이였다.
우리가 외출하면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집안을 꼼꼼히 돌봤다.
방을 정리하고, 화장실을 닦고, 바닥을 쓸고…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나와 동갑인 그녀는 항상 밝은 표정이었다.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하기 싫으면서 억지로 하는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그녀는 집의 주인으로서, 손님인 나를 배려하며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도왔던 것이다.
그 후,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침대를 곱게 정리하고 잠옷을 가지런히 놓는다.
우리집이든 시댁이든, 다른 사람 집이든 상관없이.
아침 식사 전,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집안을 정리하고 이탈리아식 베딩을 한다.
사소하지만, 이렇게 쌓인 루틴 하나가 집과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는다는 것을 시누이에게 배웠다.
그 모습을 배우며, 이제 나도 나의 집에서 같은 루틴을 실천한다.
작은 습관 하나가 하루의 리듬과 집안의 온기를 만든다는 것을 매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