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 버릇 여든까지 – 이탈리아 엄마들의 아침 루틴

이 글은 집에 있어도 단정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이탈리아 엄마들의 아침 루틴을, 머리 관리와 옷차림의 장면들로 담담하게 기록한다. 한국에서의 편안함 중심 문화와 나란히 두고, 각 문화가 하루를 정돈하는 방식을 조용히 바라본다.

연록색 줄기와 입사귀가 달린 핑크색 튤립이 노란색 투명한 유리 화병이 꽂혀있다.

단정함

모든 이탈리아 사람들이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가 지금까지 만나고 지켜본 이탈리아 사람들, 특히 아이들과 노인들은
집에 있어도 늘 단정한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외출 계획이 없어도,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를 빗고, 옷을 갈아입고,
언제든 밖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차림.

깨끗하고, 단정하고, 과하지 않게.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나에게
집에서의 복장은 늘 편안함이 우선이었다.
집에서는 잠옷, 쉬는 날에는 더더욱 잠옷 차림이 당연했다.

머리

나는 열한 살 차이의 동생을 통해
엄마가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
신생아 머리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릴 때부터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아이들이 태어날 때 이미 머리카락이 풍성하고,
건강을 위해 머리를 잘 만지지 않는다.
그래서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아이들이
조금만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머리카락도 가늘고 섬세하다.

그래서 아기가 신생아일 때부터
목욕을 시킬 때마다 부드러운 전용 빗을 물에 적셔 머리를 가라앉히고,
가르마를 타게 해준다.
그렇게 아기의 머리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방향을 배운다.

조언

우리 아이는 나를 닮아 숱이 많은 직모로 태어났다.
출산 당시 병원에서의 닉네임은 머리숱많이아기였다.
머리가 금세 잔디처럼 자라기 시작했는데,
그때 시댁에서는 아기 머리를 저렇게 두면 안 된다며 몇 번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시어머니도 친절하게 몇 번만 이야기하시고 더 이상 말씀하지 않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이것도 이탈리아식 육아의 한 방식이었던 것 같다.

또한 아기가 태어나면
이탈리아 엄마들은 아기 옷 입히는 것에도 매우 세심하다.
집에서 대충 입히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자기 옷을 입히면서
아기 옷도 준비해 입히고, 언제든 외출할 준비가 되도록 씻기고 차려입힌다.

예를 들어 우리 시누이 집 아이들을 보면,
만 6세와 만 9세인데,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 아침을 먹고, 양치, 세수, 옷 입기까지 한다.
잠옷 차림으로 남아있는 일이 거의 없다.

이것도 어릴 때부터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나중에 커서도 당연하게 몸에 배도록 하는 것 같다.
아침 먹고, 이 닦고, 머리 빗고, 옷 입는 루틴이
자연스럽게 하루의 시작으로 자리 잡는다.

둘 다

나는 사실 어느 것이 맞고 틀린지는 모르겠다.
그 나라에서 통하는 고유한 언어가 있듯,
그 나라에서 통하는 행동 양식이 있는 것 같다.

집에 있을 때만큼은 잠옷이 주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필요한 한국과,
집에 있더라도 오늘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릴지 모르니
레디-앤-고 할 수 있도록 준비된 이탈리아.

나는 둘 다 맞고 둘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당신의 마음과 생활을 편안하게 한다면,
그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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