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초보 엄마 시절, 유치원에서 건네받은 머릿니 안내문 한 장에서 시작된 당황스러움과 차츰 적응해간 시간을 기록해두었다. 이탈리아 유치원에서 머릿니가 생각보다 흔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된 뒤, 집에서 어떻게 확인하고 대응했는지까지도 함께 정리해두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어느 날이었다.
나는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도착했고, 선생님은 오늘 아이가 잘 지냈다는 이야기를 하며 가방을 건네주셨다.
그 안에는 작은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종이를 살펴보니,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pediculosis capitis. 검색해보니, 머릿니를 의미했다.

태어나서 머릿니에 걸려본 적이 없던 나는 순간 너무 놀랐다.
머릿니라니, 부모님 세대나 조부모님 세대에서나 흔히 있던 일이 아닌가.
그런데 이탈리아의 유아와 어린이, 특히 유치원생 사이에서는 꽤 흔한 일이었다.
다른 부모님들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첫째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은 조금 긴장한 듯했지만, 이미 아이를 여러 명 둔 부모님들은 아, 또 머릿니가 유행하네 하듯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초보 엄마로서 느낀 긴장감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깨달았다.
다행히 우리 아이는 한 번도 머릿니에 걸린 적이 없었다.
기억이 조금 흐릿하지만, 당시 나는 예방용이든 혹은 실제로 옮았을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든 전용 샴푸나 스프레이를 준비해 두고 필요에 따라 사용했던 것 같다.
그 뒤로 나는 하교 후 머리와 목 뒤쪽을 습관처럼 확인했다. 혹시 보이면 바로 전용 샴푸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집에 준비해 두었고, 머리가 긴 아이는 묶어두는 게 마음이 놓였다. 조기에 발견하면 금방 끝나는 일이라는 것도 그때 배웠다.
남편과 나는 종종 이 머릿니 이야기를 10년이 지난 지금도 농담 삼아 꺼낸다.
가끔 아이가 머리를 긁으면 드디어 머릿니에 옮은 거야? 하고 장난을 치곤 한다.
지금은 웃으며 주고받는 이야기지만, 10여 년 전 초보 엄마였던 나에게 머릿니는 꽤 중대한 일상이었고, 작은 긴장과 조심스러움이 필요했다.
머릿니 통신문 한 장은, 이탈리아에서 엄마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줬다. 작고 사소한 일 하나에도, 긴장과 배움이 함께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