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유학생에서 학부모로 1
이 글은 유학생으로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이방인으로서의 거리감이, 아이를 낳고 학부모가 되면서 어떻게 현실로 다가왔는지 담담하게 기록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어느새 달라졌음을 깨닫게 된 순간들을 따라가본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나는 이 도시에서 꽤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유학생으로 지낸 시간이 있었고,
어느 나라를 가든 그곳에 적응하며 사는 일은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국적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학생 주변의 사람들은
유학생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두 살이 되던 해,
아이를 영유아가 다니는 유치원에 맡기게 되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다른 엄마 아빠들, 그리고 조부모로 보이는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늘 그래왔듯
먼저 인사를 건넸다.
어떤 사람들은
내 인사에 따뜻하게 웃으며 답해주었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내 인사에 얼굴조차 돌리지 않은 채
아주 단조롭게 반응했다.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인사를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나를 지나쳐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금세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깨달음이 찾아왔다.
아,
나는 이제 현지인들 사이에서 살고 있구나.
이 사람들은
내 친구가 아니구나.
그리고 한 나라에서
부모로 존재하는 위치는
유학생이었던 학생의 자리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건
현지인들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처음 느낀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