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기가 아주 어렸던 겨울, 5일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시간을 기록한다. 주변 도움 없이 육아를 하다 보면 생기는 고립감이 어떤 모습인지, 그 시절의 장면들로 정리해두었다.

아이가 정말 간난아이였을 때,
그러니까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때는 남편의 일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았고,
음악 활동까지 함께 하고 있어서
육아는 거의 온전히 내 몫이었다.
아주 어린 아이를 돌보는 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건너고 있던 시기였다.
그해 겨울,
나는 5일 동안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겨울은
한국과 달라서
다섯 시만 넘어도 금세 어두워진다.
어둠이 내려앉은 뒤에는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일이
늘 안전한 선택은 아니다.
남편은 아침 일찍 나가
저녁 여덟 시나 아홉 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그 시간이 되면
내가 나갈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아무 데도 없었다.
조부모님이 가까이에 계셨다면
잠깐 마음 놓고 샤워를 하거나,
집 앞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조금이라도 마실 수 있었을 텐데.
그때 느꼈던 그 아쉬움은
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상하게 또렷하게 남아 있다.
이탈리아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조부모님은 종종
육아 공동체의 일부로 곁에 있다.
가까이 있을 때,
엄마 아빠를 받쳐주는
아주 든든한 지원군으로.
어쩌면 이 글은
그 시기를 혼자 건너온 사람에게만
아주 낮은 목소리로
가닿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