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장을 보기 시작하면 의외로 멈칫하는 순간이 자주 온다.
처음 보는 이름과 형형색색의 포장들 때문에, 결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장보기 전에 잠깐 훑어볼 수 있도록, 이 리스트를 한 곳에 모아두었다. 필요할 때 저장해두면 편하다.

나는 기준을 하나 만들었다.
처음엔 반복해서 쓰는 기본 식재료를 집에 마련해두는 것.
그러면 다시 슈퍼마켓으로 발걸음 할 필요 없이 한 주가 든든해진다.
아래는 초보 정착 시기에 내가 추천하는 기본 장보기 리스트 26개다.
이대로 한 번만 냉장고를 채워두면, 이후 장보기는 훨씬 쉬워진다.
1. 탄수화물 기본 6개
식단의 기본이 되는 탄수화물. 종류를 넓혀두면 질리지 않는다.
- 스파게티
- 짧은 파스타 1개(펜네/푸질리/리가토니 중 하나)
- 파스티나(감기·속불편할 때)
- 쌀(riso) 1개
짧고 둥근 계열이라 한국쌀이 떠오르는 식감으로 느껴질 수 있는 riso originario를 많이들 선택한다. - 폴렌타(polenta)
옥수수가루. 인스턴트 폴렌타(polenta istantanea)는 끓는 물에 소금 넣고 저어주면 몇 분 안에 완성된다. - 감자
이탈리아 감자는 싹이 비교적 쉽게 나는 편이라 한 봉지를 크게 사기보다는, 그때그때 몇 알씩 사는 걸 추천한다.
대체품 팁
- 파스티나가 없으면 스파게티를 1cm 길이로 부러뜨려도 충분하다.
- 밥이 남으면 브로도에 말아 먹는 방식으로도 대체 가능하다.
2. 단백질 기본 7개
요리 의욕이 없어도 단백질만 확보되면 한 끼가 성립한다.
- 계란
- 우유
- 그릭요거트 또는 플레인 요거트
- 참치 통조림(올리브유 또는 물에 든 것)
- 생선 통조림 1개
연어(salmone), 고등어(sgombro), 정어리(sardine) 등 - 프로슈토 코토 또는 크루도 중 1개
- 치즈 1개(모차렐라/스카모르자/그라나 중 하나)
대체품 팁
- 치즈는 모차렐라 하나만 있어도 토마토소스에 곁들여 먹거나, 프로슈토로 돌돌 말아 함께 먹기 좋다.
3. 채소·과일 기본 7개
이탈리아에서 장을 볼 때 제일 쉬운 건 사실 과일이다.
- 당근
- 양파
- 샐러리(브로도용으로 특히 좋음)
- 마늘
- 레몬
- 제철 과일 1~2가지(귤/사과/바나나 등)
- 이미 씻겨져 나온 봉지 샐러드(insalate pronte)
대체품 팁
- 혼자 사는 경우 냉동야채를 추천한다. 손질이 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무엇보다 냉동 보관이라 버리지 않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4. 양념·기본 소스 6개
이 6개만 있으면 파스타든, 국물이든 웬만한 한 끼가 된다.
- 올리브유
- 소금
- 후추
- 설탕
- 토마토 패사타(passata) 또는 폴파(polpa)
- 다도(dado) 육수 큐브
대체품 팁
- 토마토소스는 완제품 sugo pronto를 사서 파스타에 바로 넣어 먹어도 된다.
- 다도는 고기 베이스/식물성 베이스 중 편한 걸로 시작하면 된다.
초보 장보기에서 덜 실패하는 방법
처음부터 완벽하게 사려 하면 피곤해진다.
- 첫 장보기는 26개 중 70퍼센트만 채우기
- 같은 종류는 1개만 사기
파스타를 5종류 사기보다 스파게티 1개 + 짧은 파스타 1개면 충분 - 대체 가능한 재료는 미루기
예를 들어 치즈는 모차렐라 하나로 먼저 시작해도 된다
보너스: Coop 온라인 스페사(Spesa) 현실 후기
내가 사는 지역 기준으로는 Coop 온라인 스페사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 예를 들어 밤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10시~12시 사이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건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가격 기준도 참고가 된다.
- 최소 주문금액: 50유로부터 배송 가능
- 50~100유로 사이는 배송비가 대략 5~6유로 정도
- 100유로 이상이면 배송비가 무료
지역·Coop 서비스 종류에 따라 최소금액/배송비/무료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니, 결제 화면에서 최종 조건을 한 번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바쁜 날이나 몸이 아파서 장을 못 보는 날이라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