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아이의 하루 – 이탈리아식 아침 루틴

시리즈: 이탈리아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1

이 글은 이탈리아에서 세 살 아이의 아침이 어떤 리듬으로 흘러가는지, 유치원 등교부터 아침 식사와 화장실 습관까지 일상의 장면들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자란 내 기준과는 다른 이곳의 생활 템포 속에서, 아이와 함께 만들었던 아침 루틴을 따라가보았다.

비오는날 장화를 신고 유치원 가운을 입은 아이가 물웅덩이에서 폴짝인다. 주변에는 나무들과 풀이 보인다

이탈리아에서 세 살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치원에 정식으로 입학하는 나이다. 세 살 이전에 다니는 유아원은 선택이지만, 세 살부터는 공교육에 해당되어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치원 생활을 시작한다.

유치원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하루를 일찍 여는 편이고,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모두 등교 시간이 빠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작 시간은 더 앞당겨진다. 유치원은 보통 오전 7시 반에서 8시 반 사이, 초등학교는 8시,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7시 50분에 시작한다.

우리 아이가 세 살이었을 때의 하루도 그렇게 시작됐다.
기상 시간, 아침 식사, 등굣길의 속도 같은 것들이 생각보다 큰 리듬을 만들었다.

<우리 집 아침 루틴 한눈에>

  • 기상: 7시 30분 전후
  • 아침: 따뜻한 우유 한 컵 + 유아용 비스킷 몇 개
  • 식사 후: 아이용 변기에 앉는 시간 잠깐
  • 등원: 집에서 어른 걸음 10분, 아이와 함께 15~20분
  • 하원: 오후 1시 15분쯤 데리러 감
  • 점심: 유치원 점심 대신 집에서 함께 먹는 날이 많았음

아이는 아침 7시 반쯤 일어나 유치원 갈 준비를 했다. 아침 식사는 간단했다. 따뜻한 우유 한 컵에 유아용 비스킷 몇 개. 그리고 식사 뒤에는 바로 유아용 변기로 향했다.

아침에 대변을 보는 습관은 시댁 가족의 오래된 생활 방식이었다. 시댁 식구들은 모두 아침에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이는 시어머니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들여놓은 습관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웃기게 느껴졌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꽤 중요한 생활 리듬이라는 걸 나도 점점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나와 남편도 아이에게 같은 루틴을 가르쳤다. 따뜻한 우유를 마신 뒤, 텔레비전을 잠시 틀어 두고 아이를 아이용 변기에 앉혔다. 되는 날도 있었고, 안 되는 날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두고 반복하자,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자연스럽게 아침 식사 후 화장실을 다녀오기 시작했다.

그 후 옷을 입히고 유치원으로 향했다. 유치원은 집에서 어른 걸음으로 10분, 아이와 함께 걸으면 15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아침 등굣길에는 환경미화원들과 쓰레기차를 자주 마주쳤다. 남자아이였던 우리 아이는 쓰레기차가 쓰레기통을 들어 올려 비우는 장면을 유난히 좋아했다. 나는 아이가 그 모습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도록 일부러 걸음을 늦추곤 했다. 가끔 환경미화원분이 우리를 힐끗 바라보면 조금 민망하기도 했지만, 아이가 원한다면 그 시간만큼은 충분히 머물러 주고 싶었다.

유치원에 도착한 아이는 나 혹은 남편이 오후 1시 15분쯤 데리러 갔다. 유치원에서 점심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점심을 집에서 먹는 우리 부부는 아이도 함께 데려와 집에서 식사를 했다. 그 유치원에서 집에서 점심을 먹는 아이는 우리 아이와 미국인 가족의 아이 한 명뿐이었다.

점심 이후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남편에게 건네진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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