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원과 집에서 마주친 이탈리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따라가며 조부모 육아가 어떻게 일상에 스며 있는지 담담하게 적어둔 기록이다. 대가 없이 돕는 마음과 아이에게 하나하나 알려주는 손길 속에서, 이곳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는 방식을 천천히 바라본다.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는
각 나라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그대로 드러난다.
공원에서도, 집에서도,
나는 이탈리아 할머니들을 관찰할 기회가 많았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아이가 태어난 걸 정말 기뻐한다.
자신의 아들, 딸, 손자, 손녀에게 주는 내리사랑이 크다.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조부모가 아이를 돌본다고 해서
부모가 조부모에게 돈을 주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아이가 태어나면
조부모님이 부모가 된 자녀들을 경제적으로, 물질적으로 도와주신다.
손주를 돌보는 일 자체가 큰 기쁨이며,
그 안에 어떤 대가도 없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문화 속에 녹아 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조부모님들은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치기 시작한다.
숟가락과 포크를 잡는 법, 컵을 두 손으로 잡는 법,
밥 먹을 때 팔꿈치를 대지 않는 법, 허리를 곧게 펴는 법,
걷거나 뛸 때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한국에서는 대부분 이렇게 세세하게 가르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조금 과하다고 느껴졌다.
우리 아이를 키울 때 나는
“아이 스스로 눈으로 보고 배우겠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어머니 댁에 가면
“숟가락은 이렇게 잡아야 해, 물은 두 손으로 마셔야 해”
같은 말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처음엔 과하게 느껴졌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가 나중에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잘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의도라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단지 아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관계를 만들어가는 어른들의 방식까지
자연스럽게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북유럽 식처럼 아이를 자유롭게 두고 필요할 때만 개입하는 방식과
이탈리아식처럼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주는 방식,
둘 다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각 방식에는 장점이 있고, 아이와 부모에게 다른 배움을 준다.
정말 육아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