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탈리아에서 아이를 키우며 느낀, 학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한국과 얼마나 다른지를 담아둔 기록이다. 이 나라의 기준을 만나며, 내 안의 10점 만점 중 8점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흔들리고 바뀌었는지 따라가보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 중 하나는 부모가 아이에게 두는 기대였다.
이탈리아 육아를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 중 하나는 부모가 아이에게 두는 기대였다.
아이가 어릴 때는 어느 나라에서나, 부모는 아이의 작은 성장 하나하나에 기뻐한다. 걷고, 말하고, 웃는 모든 순간이 기적처럼 느껴지고, 그 기쁨은 눈에 보일 만큼 확실하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부모의 기대는 크게 달라진다. 내 경험상, 이탈리아 부모는 아이에게 특별한 재능이나 뛰어난 성취를 요구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태도가 강하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성적이 평균 이하인, 10점 만점 기준 6점 이하인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정해진 요일에 따로 지도를 해준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이해를 돕는 것이 목적이지, 한국처럼 경쟁시키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학원 시스템 자체가 거의 없다.
나는 한국인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가 과목별로 8점 이상을 받아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곳 부모들은 6점 이상이면 만족스럽다고 여긴다.
한 번은 동네 친구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엄마는, 아이가 성적이 전반적으로 괜찮기 때문에 공부에 대해 화낼 수 없다고 했다. 평균 6점이면 이미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놀랐다. 6점이 괜찮다니… 한국 기준에서는 낮게 느껴지는 점수였다. 그때 깨달았다. “여기서는 6점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구나.”
대신 이탈리아에서 부모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운동과 신체 발달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치원 졸업 즈음 여러 가지 운동을 체험한다. 9월 즈음에는 모든 운동 시설이 무료로 열려 아이들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이후 하나의 운동을 선택하고,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꾸준히 이어간다. 체력과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뚜렷하다.
음악이나 미술 같은 활동은, 재능을 타고난 아이이거나 특별히 흥미가 있는 경우에만 소규모 레슨이나 개인 레슨 정도를 받는다. 특별한 재능이나 관심이 없는 이상, 부모는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
또 하나 큰 차이는 아이의 장래와 사회적 위치에 대한 기대다. 한국에서는 아이가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부모가 원하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나쁜 길에 빠지지 않으며,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에서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부모가 어디에 기대를 두느냐에 따라, 교육 방식과 아이의 일상, 성장 경험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이 다르니, 교육 방식과 아이들의 삶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